실은 말이야 100% 너의 모든 것이 좋다는 거, 솔직히 거짓말이었어 감정적으로 조금이라도 언짢으면 홱 돌아서는 거, 진짜 별로고 내 기분에 따라 본인 감정 상태가 결정되는 것도… 정말 귀찮고 자기 뜻대로 될 때까지 끊임없이 끈질기게 강요하는 것도 너무 짜증나고 주기마다 질투 유발, 짜증 유발 같이 시험하듯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 붙이는 거 정말 뭣같애 …그래, 이런 것들 좀 뻔하고 전형적이지 좀 더 솔직해져볼까 내가 워낙 털이 없는 스타일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꽤 많이 보이는 네 솜털, 솔직히 정떨어져 그리고 눈 위로 올려다보면서 짓는 그 특유의 표정도 그만, 사랑스러워 보이려는 노림수가 너무 티나잖아 솔직히 별 감흥 없어, 우리가 몇 년을 만났는데 식탐은 어찌나 강한지, 눈에 보이는 건..
난 이상하게 옛날부터 둘째형이 제일 불쌍하더라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항상 양심 쪽으로 확 기울어 사는 인간 제일 불쌍해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떻게 하면 월 5,600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가 있을까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나도 무릎 꿇은 적 있어 뺨도 맞고, 욕도 먹고 그 와중에도 다행이다 싶은 건, 우리 가족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야 아무렇지 않은 척, 먹을 거 사들고 집으로 갔어 아무렇지 않게 저녁을 먹고 그래, 아무 일도 아니야 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, 우리 식구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근데 어떤 일이 있어도 식구가 보는 데서 그러면 안 돼 식구가 보는 데서 그러면, 그 땐 죽여도 이상할 게 없어 - 누가 나를 알아, 나도 걔를 좀 알 것 같고 - 좋아? - ……슬퍼 - 왜 ..
당신과 함께 여기 앉아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거지같은 일도 아름다운 일이 돼요 견딜 만한 일이 돼요 연기하는 거예요 사랑받는 여자인 척,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여자인 척 난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,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그래서 편안한 상태라고 상상하고 싶어요 난 벌써 당신과 행복한 그 시간을 살고 있다,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당신 없이 있던 시간이 지치고 힘들었던 것 보단 당신을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는 게 더 기특하지 않나요?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,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긴 긴 시간 이렇게 보내다간 말라 죽을 것 같아서 당신을 생각해 낸 거예요 언젠가는 만나게 될 당신. 적어도 당신한테 난,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겠죠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, 만나지지도 않는 당신 당신..
어떤 사람에겐, 어떤 사랑을 놓친 것이 곧 일생을 놓친 것과 같다 / 무무,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잘 지내니? 난 너의 기억을 고스란히 다 갖고 있어 보고 싶고 궁금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이라도 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앞에 안 나타나도 좋아 잘 살고 있으면 그걸로 돼 그때 너를 힘들게 하던 것들이 다 사라지고 행복해졌기를 바란다 / 송정연, 당신이 좋아진 날 난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어 네가 보고 싶어질 때도 좋았어 재미있고 아름다웠고 꼭 붙잡아두고 싶던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네가 정말 소중했었어 그래서 잘 간직하려고 해 난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네가 보고 싶어질 때도 참 좋았으니까 / 원태연, 괜찮아 봄을 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 줄 알았는데 또 ..
01. 허먼 멜빌 / 모비 딕 [재독] 어릴 때 읽었던 모비 딕. 최근 왓챠에서 영화 '하트 오브 더 씨'를 봤다. 에식스 호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를 보고 모비 딕이 다시 읽고 싶어진 나. ㅡ 문 밖이 너무 추웠기 때문에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다. 방에는 불기운이 전혀 없었으니까 사실은 이부자리 바깥도 쌀쌀했다. '더욱 아늑하게'라는 말을 쓴 것은, 몸의 따뜻함을 즐기려면 몸의 일부가 추워야 하기 때문이고, 이 세상의 모든 특성은 비교에 의해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.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. 모든 면에서 편안하다고, 오랫동안 그래왔다고 으스대는 사람이 있다면, 이제는 더 이상 편안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. ㅡ 아무리 뻣뻣한 편견도, 사랑이 일단 솟아나 그 편견을 ..

유튜브 '유우키의 일본이야기' 채널의 유우키씨를 무척 좋아한다. 일본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고, 일본 애니메이션도 아주 좋아하는데 유우키 채널은 내가 좋아하는 모든 걸 갖추고 있으니까. 유우키 채널에서 크림시츄 만들기를 했었다. 크림스튜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아주아주 많이 등장하는 단골메뉴인데, 항상 그 맛이 궁금했더랬다. 하지만 딱히 만들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, 유우키가 하는 거 보니까 너무 궁금하자노.. 마침 쿠팡에 유우키가 사용한 루도 판매하고 있길래 사보았다. '하우스 홋카이도 크림 스튜' 라는 제품인데, 루만 사놓고 또 영원히 미루다가 (ㅋㅋㅋ) 어느날의 주말 저녁에 채소와 닭고기를 사다가 만들어 먹었다. 상상했던대로 되게 따뜻한 맛이었고 취향에도 맞아서 다음에 또 해먹을 생각! 유우키 고마워..
01. 성윤석 / 당신은 나로부터, 떠난 그곳에 잘 도착했을까 02. 예예 / 글멍 01. 입 안에서 조용히 굴려보면 예쁜 문장들이 있다. 시인들이 쓰는 글들은 항상 그렇다. 문장이 가진 의미 뿐만 아니라 발음까지 신경 쓴 글. 굳이 소리내 읽지 않는데도 머릿속에서 구슬처럼 데구르르 한다. ㅡ 언제 적 봄날인지 지나간 봄날인지, 숲길을 걷다가 바위 사이로 걸쳐진 거미줄에 흰나비 몇 마리가 꽂혀 파닥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. 신기하고 못 보던 광경이어서 가까이 가서 봤다. 흰나비들이 아니었다. 어디선가 날아온 벚꽃 잎들이 날아다니다가 거미줄에 꽂힌 것이었다. 바람에 나부꼈다. 눈에 보이는 게 다인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게 다인가. 까닭모를 쓸쓸함이 들고 났다. 그간의 내 사람에 대한 정이라는 것도 저 거..

1. 요즘 해가 충분해서 그런지 옥상 텃밭 채소들이 하루가 다르게 미친듯이 자라고 있다. 내가 먹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지경이 되어.. 근처 단골집 사장님들께도 부지런히 나눠드리고 있다. 케일,당귀,적상추,청상추,쑥갓,부추,대파,고추,방울토마토,바질,애플민트,오이,파슬리,여주가 자라고 있는 우리 집. 나는 먹을 수 있는 것만 키울 줄 알았는데 역시 예쁜 게 좋긴 해서.. 커피나무랑 안개꽃, 구문초, 일일초도 키우고 있다. 올리브나무가 가지고 싶다. 2. 안개꽃은 꽃이 아예 없을 때 시장에서 분갈이까지 해서 데려왔었는데, 한동안 꽃도 피지 않고 잎도 시들시들 말라만 가길래 죽었나 싶었다. 조금 포기상태였지만 그래도 파슬파슬한 화분에 꾸준히 물을 줬더랬다. 요며칠 비오고 해나고를 반복하고 나더니 줄기도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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